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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광물

희귀 광물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국가별 정책 비교 - 1

1. 미국: 공급망 다변화와 국내 생산 강화

미국은 희귀 광물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9년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시작된 희귀 광물에 대한 전략적 관심은 바이든 행정부 들어 더욱 강화되었다. 미국은 2022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과 ‘국방생산법(DPA, Defense Production Act)’ 등을 통해 희귀 광물의 국내 생산 및 가공 능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동시에 캐나다, 호주, 칠레, 아르헨티나 등 우방국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해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미국 에너지부(DOE)는 희귀 광물 재활용 기술 개발에 수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미지질조사국(USGS)은 국내 희귀 광물 매장 지역에 대한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민간 기업인 MP Materials는 미국 네바다주 마운틴 패스(Mountain Pass) 광산에서 희토류 생산을 재개하며 국내 공급 능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이 중국산 희귀 광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전략 산업의 자율성과 국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장기적 전략의 일환이다.

희귀 광물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국가별 정책 비교 1

2. 유럽연합: 전략 원자재법과 공급망 복원력 강화

유럽연합(EU)은 2023년 3월, ‘전략 원자재법(Critical Raw Materials Act)’을 발표하며 희귀 광물 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전방위적인 전략을 수립했다. EU는 희귀 광물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희토류, 리튬, 코발트 등은 거의 대부분을 중국, 콩고, 러시아 등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EU는 2030년까지 희귀 광물 가공의 40%, 추출의 10%, 재활용의 15%를 역내에서 자체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 주요 회원국은 국가 차원에서 희귀 광물 재활용 설비를 확충하고, 아프리카·남미 국가와의 광물 외교를 강화하고 있다. 예컨대, 독일은 나미비아와 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하였고, 프랑스는 카메룬 및 콩고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EU는 또한 공급망의 투명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을 강화하고 있으며, 민간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3. 중국: 공급망 통제와 내재화 전략 강화

중국은 세계 최대의 희귀 광물 생산국이자 가공국으로, 희토류, 흑연, 텅스텐, 안티몬 등의 세계 생산량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이를 전략 자산으로 인식하고 공급망의 상류부터 하류까지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내재화 정책을 추진해 왔다. 중국 정부는 ‘국가중점보호광물목록’을 통해 희귀 광물을 보호 대상 자원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환경 규제와 수출 제한 정책을 병행하면서 희귀 광물의 해외 유출을 제한하고 있다. 동시에 아프리카, 남미, 중앙아시아 등에서 국영기업을 통해 해외 광산을 확보하는 '자원 외교'를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중국희토류그룹(China Rare Earth Group)은 내몽골, 쓰촨, 장시 등에서 희토류를 대량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아프리카 잠비아와 남미 볼리비아 리튬 프로젝트에도 투자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희귀 광물 재활용 기술에도 적극적이며, 희토류 재활용 기술을 상용화하고 탄소중립 전략과 연계하여 국가 에너지 전환과 산업 전략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4. 일본: 안정적 공급 확보를 위한 해외 투자와 재활용 전략

일본은 2010년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했을 당시, 큰 피해를 입은 이후 희귀 광물의 수입 다변화와 재활용 확대를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희소금속 안정공급 확보 전략’을 수립하고, 국영기업인 JOGMEC(일본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자원기구)을 중심으로 해외 광산 개발 투자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은 인도,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과의 협력을 통해 희토류를 포함한 희귀 광물의 대체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호주의 Lynas와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고효율 재활용 기술을 개발하여 폐전자제품(E-waste)에서 유용한 금속을 회수하는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도시광산(Urban Mining)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폐휴대폰, 폐가전에서 코발트, 리튬, 금, 은 등을 추출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의 희귀 광물 자립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일본의 첨단 제조업, 특히 전자·자동차 산업의 공급망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다.

5. 한국: 산업 기반 확보와 기술 중심 전략 추진

한국은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첨단 산업이 국가 경제의 핵심인 만큼, 희귀 광물의 안정적 확보가 매우 중요한 국가 중 하나이다. 한국 정부는 ‘희소금속 안정공급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자원 확보, 기술 개발, 재활용 확대를 병행하는 3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KORES)은 콩고, 호주, 칠레 등 해외 자원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민간기업인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LG에너지솔루션 등도 해외 광산 지분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 또 폐배터리에서 희귀 광물을 회수하는 재활용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소재 국산화를 위해 희토류 대체 소재 및 합금 기술 연구에도 투자하고 있다. 2023년에는 ‘국가 핵심광물 확보 전략’을 발표하여 10대 핵심광물을 지정하고, 2030년까지 국내 수급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을 밝혔다. 한국은 다자간 협력도 강화하고 있는데, 미국, 호주, 캐나다 등과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에 참여하며 글로벌 공급망의 일원으로서 전략적 위치를 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