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의 희귀 광물 공급망 다변화 전략

1. 희귀 광물 공급망 다변화의 필요성

희귀 광물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재생에너지 기술, 군사 장비 등 다양한 산업에서 필수적인 원자재로 사용되며, 그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희귀 광물 공급망은 특정 국가, 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아 공급망의 취약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정제 및 가공 시장에서는 9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인다. 이로 인해 미·중 무역 갈등과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심화될 때마다 희귀 광물 공급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러한 공급망 취약성을 해소하고 희귀 광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각적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자체 채굴 능력을 강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동맹국 및 친환경적인 대체 공급원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또한, 재활용 기술과 신소재 연구에도 많은 투자를 진행하며, 장기적으로 희귀 광물 공급망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다.

2. 미국의 희귀 광물 공급망 강화 전략

미국은 희귀 광물 공급망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국내 생산 확대를 위한 법적·재정적 지원이 강화되고 있다. 2021년, 조 바이든 행정부는 ‘국방 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을 발동하여 희귀 광물 생산을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관련 기업들에 대한 재정 지원을 확대했다. 또한, 미 국방부는 희귀 광물 생산 업체에 대한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하고, 미국 내 신규 광산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국내 희귀 광물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또 다른 전략으로는 환경 규제 완화가 있다. 미국은 희귀 광물 채굴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면서도 생산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연구 중이며, 바이오 채굴(Biomining) 및 친환경 정제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국제 협력도 중요한 요소다. 미국은 호주, 캐나다, 일본과 협력하여 새로운 희귀 광물 공급망을 구축하는 ‘미국-유럽-아시아 희귀 광물 협력체(Rare Earth Partnership)’를 추진 중이다. 특히, 호주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미국은 아프리카 국가들과 협력하여 새로운 공급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잠비아와 콩고 민주공화국과 희귀 광물 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3. 유럽연합(EU)의 희귀 광물 정책과 대응 전략

유럽연합은 희귀 광물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핵심 원자재법(Critical Raw Materials Act, CRMA)’을 제정하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 법안은 2030년까지 유럽 내 희귀 광물 공급망을 강화하고, 특정 광물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CRMA는 주요 희귀 광물의 10%를 EU 내에서 생산하고, 40%를 가공하며, 25%를 재활용된 원료에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유럽은 희귀 광물 재활용 기술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전기차 배터리 및 전자 폐기물에서 희귀 광물을 회수하는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이를 통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유럽 내 희귀 광물 탐사 및 채굴을 활성화하기 위해 스웨덴, 핀란드, 포르투갈 등의 광산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EU는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희귀 광물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2년, 유럽연합은 ‘아프리카-유럽 희귀 광물 파트너십(Africa-Europe Raw Materials Partnership)’을 발표하며,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친환경적인 채굴과 가공을 지원하는 대가로 희귀 광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을 통해 유럽은 희귀 광물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자원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4. 희귀 광물 공급망의 미래 전망과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

미국과 유럽의 희귀 광물 공급망 다변화 전략은 향후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첫째, 친환경적인 채굴 방식의 도입이 필수적이다. 기존의 희귀 광물 채굴 과정은 환경 파괴와 토양 오염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바이오 채굴(Biomining), 저탄소 정제 기술 등의 도입이 향후 희귀 광물 산업의 핵심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희귀 광물을 대체할 수 있는 신소재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희토류 없이도 강력한 자기력을 발휘하는 신소재를 개발하거나, 리튬을 대체할 수 있는 나트륨 기반 배터리를 연구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대체 기술이 성공적으로 상용화된다면, 희귀 광물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어들면서 공급망 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글로벌 협력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희귀 광물 공급망은 국가 간 협력이 필수적인 분야이며, 미국과 유럽뿐만 아니라 일본, 호주, 캐나다,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사회가 희귀 광물의 공정한 거래와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해 협력할 경우,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미국과 유럽은 희귀 광물 공급망의 취약성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국내 생산 확대, 국제 협력 강화, 친환경 채굴 기술 개발 등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희귀 광물 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 기술 혁신, 글로벌 협력 등의 영향을 받을 것이며, 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정책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